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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챙김

박수홍 - 친형, 가족과의 갈등, 그리고 집을 넘겨준 여자친구는 또 누구?

by 꿈꾸는 호수 2021. 4.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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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박수홍 관련 논란으로 뜨겁다. 남편이 대체 박수홍 논란이 무슨 일이기에 요즘 신문마다 난리냐고 묻기에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박수홍이 친형한테 100억대의 사기를 당했다고 한다. 박수홍 친형이 박수홍 하나만 관리하는 매니지먼트 회사를 차려 모든 수입을 관리해왔는데, 그동안 재산을 다 본인 명의로 돌려놨다고 한다. 그런데 친형만 문제가 아니라 박수홍 가족들이 어머니까지 포함해서 그 수입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살았는데, 박수홍이 결혼하게 되면 더 이상의 경제적 지원이 끊길 것을 우려하여 결혼도 반대하고 했다고 한다 등등 최근 이슈가 된 이야기들을 전해주자, 남편의 첫 반응은 “집안의 호구 구만”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그렇게까지 자기 것을 못 챙길 수 있느냐고 이해할 수 없다고 하는데, 나는 박수홍이 이해가 갔다. 아니, 그 상황이 어떤 상황이었을지 상상이 간다.

 

아이가 둘 이상이고, 부모가 정서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경우에 어떤 한 아이가 집안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에도 가끔 등장하는데, 유난히 미움받는 아이 말이다.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될 것이 없고, 오히려 사랑스럽고 똘똘해 보이기도 하고 밖에서는 너무 훌륭한 아이인데 집에만 들어가면 문제행동을 하고 부모와 갈등을 하는 아이들 말이다. 

부모는 이 아이와 자신이 너무나 맞지 않는다고, 자신이 너무 싫어하는 행동을 아이가 한다고 호소한다. 그리고 자신의 마음에 꼭 맞는 아이를 편애하기도 한다.

마치 이 문제아이만 없다면 이 가정은 완벽한 가정인 것처럼 모든 문제는 문제아이의 문제행동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문제 아이가 없어지면 이 가정은 완벽해질까? 

 

오히려 그 반대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동안 문제아이로 낙인찍힌 그 아이가 집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갈등의 원인을 짊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피를 나눈 가족일지라도 사람들이 모여 살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그런데 갈등의 근본 원인을 찾아서 해소하려는 노력 없이 이 갈등이 생긴 것은 **때문이야!라고 결론을 내린다면 어떨까? 이는 매우 편리하고 강력한 해결책일 것이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지역갈등, 정치색 갈등, 빈부갈등을 일으키다가 일본이 쳐들어온다와 같은 공동의 적이 생기면 똘똘 뭉치면서 내부적으로는 매우 사이가 좋아지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가정 내에서도 이러한 권력관계가 생겨날 수 있다. 부모가 성숙하지 못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능력이 없을수록 한 명의 희생양을 만들어 모든 갈등의 원인을 뒤집어 씌우면 매우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남을 탓하는 것만큼 쉬운 일이 또 있으랴.

 

안타깝게도 많은 경우에 어른보다는 아이가 그런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당연히 자신을 보호할 능력이 없기 때문이고, 부모가 니 잘못이야 라고 윽박지르면 아직 사리판단이 안 되는 아이들은 곧이곧대로 자기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내가 보기에는 박수홍도 그런 미운 오리 새끼였던 것 같다. 형과 동생은 공부를 시켰지만 박수홍은 유치원도 안 보낸 어머니. 그리고 박수홍이 일해서 온 가족을 먹여 살릴 때인데도 박수홍만 빼놓고 외식을 하고 온 일도 있다고 한다. 카레가 맛있다고 하니 일주일 내내 카레만 주고 여기에 대해 박수홍이 "이러다 인도인 되겠다"하고 농담을 하니 어머니가 돈 번다고 유세를 하는 거냐 면서 방으로 들어가 3일을 단식했다고 한다. 이런 에피소드에서 보면 어머니는 집안에서 박수홍의 위치를 정확히 알고 조련을 하는 것이다. 

 

박수홍이 매체에 나와서 여러 번 얘기했던 정말 사랑했지만 집안의 반대로 이 루어지지 못했던 여자 친구 이야기도 보면, 결혼 반대의 이유가 여자 친구가 박수홍에게 결혼하게 되면 이제 경제적으로 분리를 하자고 주장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쯤 되면 자식을 키운 건지 노예를 키우는 건지 의심이 될 지경이지만, 그런 집이 생각 외로 많다. 며느리판에서는 흔해빠진 이야기인 어떤 자식에게는 주기만 하고 어떤 자식에게는 요구만 하는 시어머니. 반대도 마찬가지다. 장녀 콤플렉스라는 말로도 포장되지만, 실상을 들여다보면 미운 오리 새끼다. 

 

이런 자식들은 평생을 부모에게서 학대 아닌 학대를 받고 자란 것과 같다. 그루밍폭력이라고 해야 할까? 이런 자식들은 부모의 사랑을 얻기 위해 자신을 희생하고 또 희생하지만, 부모는 만족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들이 이 자녀들에게 준 것이라고는 알량한 사랑과 최소한의 돌봄뿐이었지만 스스로 부모로서 많은 희생을 했고 자식에게 이 정도 효도는 받을 자격이 있다고 강변하기도 한다. 자신들이 은연중에 이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것이다. 

 

이런 자식들이 평생 부모에게 이용만 당하다가 어느 순간 돌아서는 계기가 있는데, 얘기를 들어보면 보통 자신의 기억 속에 부모에게 너무너무 서운했던 어떤 에피소드가 있고, 그것을 스스로 받아들이기 위해 부모님도 어쩔 수 없었을 거야 하면서 합리화하려고 애쓰며 살다가 어느 순간 부모에게 그 사건을 이야기하며 사과를 기대했는데, 부모는 그 사건을 기억조차 못할 때이다. 나는 너무 힘들고 괴로운 기억이었는데 부모는 그게 너무 하찮아서 기억조차 못할 때 소위 말해 오만정이 떨어지고 자신이 지금까지 했던 부모에 대한 짝사랑이 너무나 비참해지는 것이다.

 

그런데 더욱 안타까운 일은 이러한 가정에서 주양육자와 제대로 된 인간관계를 맺지 못한 사람들이 성인이 돼서 똑같은 인간관계를 반복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가정폭력이 심한 아버지를 경험했던 딸이 자라서 아버지와 비슷한 남자와 결혼하는 비율이 굉장히 높다. 알코올 중독자 부모를 둔 아이들이 알코올 중독자가 되거나 그런 배우자를 만나는 경우도 많다.

 

인간은 익숙한 것을 다시 선택하는 경향이 있고 어린 시절에 경험한 인간관계는 앞으로 맺는 인간관계의 원형이 되어 그런 관계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이 건강하고 정상적인 사람들과 관계를 맺다 보면 지루하다거나 언제 폭력적으로 변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오히려 관계를 지속하지 못한다. 폭력이 너무 싫지만, 폭력 속에서 자라다 보니 오히려 폭력이 있는 상황에서 익숙하고 안심한다는 것이다.

 

박수홍처럼 일방적으로 베풀기를 강요당하며 자란 아이들은 커서도 그런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들에게 베푸는 사람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 박수홍에게 쏟아지는 각종 미담들은 박수홍이 얼마나 좋은 사람이고 착한 사람이고 베푸는 사람인지에 대한 증거이다. 

나는 그런 미담들을 접할 때마다 박수홍이 안쓰럽게 느껴졌다. 끊임없이 자기희생을 하면서 살아왔구나 싶어서다. 

 

오늘 보니 친형이 입장문을 냈다. 자신이 돈을 횡령하지 않았고, 박수홍이 이러는 것이 1993년생 여자 친구에게 집 명의를 넘겨준 것 때문에 집안사람들과 갈등이 생겨서라는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거짓말은 아닐 것이다. 실제로 박수홍은 명의를 넘겨줬을 것이고, 식구들과 갈등이 있었을 것이다.

 

만약 박수홍이 더 이상의 희생을 거부하고, 자기 스스로를 더 아끼고 자신의 인생을 살기 위해 가족들과 갈등을 자초한 것이라면 더없이 응원해 줄 일이다. 하지만 이 어린 여자 친구에게 집 명의를 넘겼다는 걸 보면, 단지 자기희생의 대상만을 갈아탄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기도 했다. 본인의 사생활이고 아주 내적인 일이니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이는 익숙한 폭력적인 관계를 또다시 시작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드니 걱정이 앞선다. 세상에 쓸데없는 일이 연예인 걱정이라지만, 그냥 자식 키우는 부모 입장이 되다 보니 불쌍하게 자라는 자식들은 다 안쓰럽다. 나보다 더 나이가 많은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모쪼록 박수홍이 부모의 그늘에서 벗어나 지금부터라도 본인의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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