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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대학입시

학생부 종합전형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by 꿈꾸는 호수 2021. 5.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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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종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학종이 금수저 전형이 된 이유는 정보의 불균형 때문이다.

빠르게 변하는 입시에 대한 감각은 입시 전문 학원들이 제일 잘 알고 빠르게 반응할 수 있다.

 

강남의 엄마들은 과외선생님 정보도 쉽게 공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아는가?

과외선생님이 아무리 훌륭해도 입소문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소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선생님들이 어려움을 겪는다.

 

그 이유는 강남엄마들은 절대 내 아이의 선생님을 소개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모두가 내 아이의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내 아이보다 학년이 높거나 낮아도 내 아이의 선생님이 다른 아이들을 보느라 시간을 뺏기고 에너지를 뺏긴다면 그것도 내 아이에게는 손해라고 보는 것이다.

 

국어, 영어, 수학과 같은 정량평가가 가능한 학업에 관한 정보는 그래도 양반이다. 이러한 정보는 사실상 있으나 없으나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노력 여하이기 때문이다. 수학 잘하는 정보를 더 많이 안다고 수학 점수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정보를 많이 아는 아이가 실제로 수학 점수가 오르려면 그 방법에 따라서 아이가 공부를 해야 한다. 아이가 방법에 얼마나 충실하게 따르고 자기 것으로 만들어 실제 공부를 하느냐가 점수가 오르느냐 마느냐를 좌우한다.

 

 

 

 

그러나 학종의 정보는 다르다. 학생부에 결정적인 세특문구 한 줄 적어 넣는 것과, 수학의 미적분과 같은 한 단원을 완벽하게 공부하는 것 중 아이의 노력과 시간이 어느 쪽에 더 많이 투입될 것 같은가?

 

그리고 그 효과는 어떤 것이 더 클 것 같은가?

 

당연히 학생부에 세 특문 구 한 줄 적어 넣는 것이 시간도 적게 걸리며, 당락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세특에 어떤 정보를 적어 넣을 것인가 하는 것은 아이의 노력보다도 정보가 핵심이다.

 

그러니 이 황금 같은 정보를 알게 된 학부모가 있다면 그것을 여기저기 자랑하고 다닐까?

과외선생님 연락처조차 주고받지 않는데 절대 그런 일은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애초에 이런 정보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당연히 이미 입시를 치르고 성공한 선배들이나, 실제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했던 사람들에게서 나온다. 이런 사람들은 현재 다 어디에 있을 것 같은가?

 

지난 10년 동안 대치동의 학원 과목의 변화를 보면 알 수 있다. 국영수 과목의 학원은 감소하였고 입시컨설팅 명목의 학원은 100% 이상 증가하였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이후로 입시컨설팅에 대한 관심은 일반인으로 더욱 확장되었다. 50년 전 학력고사 세대들에서도 족집게 과외라는 것이 성행했다. 시험 출제위원이나 역대 학력고사에서 뛰어난 성적을 거둔 사람들이 알음알음으로 거액의 과외비를 받고 쪽집게 과외를 해서 실제 학생들의 성적을 올려주고 어마어마한 돈을 받았다.

 

상대평가 시험에서 이러한 쪽집게 과외 선생님의 정보가 쉽게 돌아다닐 리 없다. 또한, 그 금액마저 일반인이 감당하기엔 어마어마한 수준이었다.

 

유사 이래 입시는 계속해서 변화되어 왔지만,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이들보다 정보를 먼저, 많이 아는 자가 승리한다. 때문에 그 정보는 돈이 된다.

 

대학입시는 정권마다 변해왔고 그 변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정보를 활용한 사람들이 입시에서 성공했다. 그리고 이 정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것을 이용해 돈을 벌었다.

 

정보의 불평등이 결정적으로 확대된 시기가 언제일까?

 

바로 2008년 입학사정관제가 도입되기 시작하면서부터이다. 이전의 입시 변화는 수능 점수와 내신점수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와 대학별 본고사(필답고사, 면접, 논술전형 등 대학에서 자율적으로 실시하는 시험)를 인정할 것인가에서의 변화였다.

 

노무현 정권 때 도입한 내신 상대평가와 수능등급제, 그리고 여전히 존재하는 대학별 논술고사와 면접으로 죽음의 트라이앵글이 만들어졌지만, 그래도 이 시기에는 이 트라이앵글을 준비하면 된다는 명확함이 있었다.

 

그러나 2008년 입학사정관제의 도입은 입시 생태계의 지각변동을 불러왔다. 학생들의 학업부담을 줄이고 다양한 잠재력을 다면적으로 평가해 선발한다는 취지와는 달리 최대한 많은 활동으로 스펙 쌓기 열풍이 불었고, 이때 조국 전 장관의 두 자녀들도 교수님인 부모의 지위를 십분 활용하여 일반인들을 상상도 못 할 다양한 스펙을 만들고 대학입시에 활용했다.

 

조국 전 장관 인사청문회 당시 자녀들의 스펙 논란이 불거졌을 때 경기지역 입시컨설팅 전문가의 한탄 어린 인터뷰가 있었다. 강남 학생들이 이렇게 화려한 스펙을 쌓고 있을 때 시청이나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청소 봉사나 양로원 같은 곳에서 하는 특별행사 등을 참여해 봉사시간을 채우라는 조언이나 하고 있었다니 자괴감이 들었다는 내용이었다.

 

 

 

 

아무리 경기도권의 입시전문가라고 할 지라도 명색이 입시전문가인데도 이렇게나 정보의 차이가 크다는 것

이 놀라웠다. 이러한 수준의 입시컨설팅이라고 할지라도 아무것도 모르는 일반 부모들에게는 고가의 컨설팅비를 받으며 팔려나갔을 것을 생각하면 자식의 입시에 목매는 부모야 말로 호구 중이 호구가 아닐 수 없다. 또한 돈 꽤나 있는 부모들이 강남, 대치로 몰려가는 이유 역시 어차피 돈 쓸 바에는 확실한 데 쓴다는 어찌 보면 합리적인 판단이었던 것이다.

 

필자 역시 이러한 상황을 보면서 답답하고 화가 나면서도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대책을 생각지 않을 수 없었다. 많은 평범한 부모들이 하는 생각은 어차피 강남에 들어갈 능력도 안되고, 고가의 컨설팅을 받을 능력도 안되고, 솔직히 믿을 수도 없고, 차라리 학생부 종합전형은 그들만의 리그로 놔두고 우리 애는 열심히 공부해서 정시로 대학을 보내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

 

심지어 강남으로 가는 학부모들, 강남에서 아이들을 키우는 학부모들조차 수시형 학교, 정시형 학교를 나누며, 소수의 특별한 스펙만 가진 아이들이 가는 수시는 일찌감치 포기하고 성적대로 줄 세우는 정시를 통해 입시를 치르기 위해 정시 준비가 잘되는 분위기 좋고 선생님들 수업역량이 뛰어난 곳에서 수능에 올인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 수시가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이러한 전략은 매우 비효율적이다. 2007학년도에 51.5%로 정시모집 인원을 추월한 수시 비중은 2018 학년에는 70%를 넘어서고 2020학년도에는 수시 비중이 77.3%에 이르렀다. 입학인원의 10명 중에 8명은 수시로 뽑는데, 남은 두 자리를 위해 3년을 올인하는 것이 얼마나 비효율적인지에 대한 고민 없이 많이 학생과 부모들이 그저 모르겠고 막막하다는 이유로 정시에 올인한다.

 

조국 사태 이후 학종의 깜깜이 전형과 부모 스펙이 아이의 스펙이 되는 불공정함이 대두되면서 문재인 정부의 정시 확대 정책에 따라 약 30%까지 정시 비중을 끌어올리려고 하지만 여전히 수시의 비중은 높고, 수시전형의 가장 큰 전형이 학생부 종합전형이다.

 

제대로 전략을 짜는 사람이라면 이 학생부 종합전형을 노리고 올인해야 것인데, 도입된 지 20년이 다 되어 가도록 그 전략에 대한 정보가 도무지 나오지를 않는다. 벌써 책이 나와도 몇십 권이 나왔을 터인데 말이다. 서점에 나가 국, 영, 수 관련된 교재가 얼마나 많은 지를 살펴봐라. 국어 한 과목만 해도 수십, 수백 권의 자신만의 비법을 자랑하는 참고서들이 쌓여있고 인강이 넘쳐난다. 하지만, 대학입시의 80% 가까이 되는 비율을 차지하는 수시 전형에서 가장 큰 학종에 대한 책은 거의 없다.

 

왜일까?

 

만약 당신이 영어공부 잘하는 비결을 알고 있다면 그걸 책으로 써서 팔 생각을 할 것이다. 왜냐하면 영어를 잘하고 싶은 학생이 당신의 책을 사서 읽고 그대로 따라 공부해서 효과가 있으면 당신의 책은 입소문을 타서 베스트셀러가 되고 돈을 많이 벌 수 있게 될 것이다. 영어 잘하는 비결은 비결을 알기만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실천할 때에야 비로소 의미가 있게 되고 당신의 비책이 세상을 떠돌아다닌다 해도 그 방법이 효과적이기만 하다면 당신의 책은 여전히 매력적일 것이다. 그 비책을 가장 잘 설명한 책을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만약 당신이 학종의 비결을 알고 있고 그것을 책으로 써서 낸다면 어떻게 될까?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사람들도 당신의 책을 사서 읽고 그 비결을 알게 되어 그것을 적용해서 효과를 볼 것이다. 그런데 너도나도 그 비책을 쓴다면 어떻게 될까? 만약 필승의 자기소개서 작성법이 있다면? 만약 필승의 생기부 모델이 있다면? 그게 팔리면 팔릴수록 필승법이 필패 법으로 바뀌는 마법이 된다. 누구나 똑같은 자소서와 생기부를 가지고 온다면 대학에서는 더 이상 그 자소서와 생기부에 좋은 점수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종에서 모범답안을 제시하지 않고 영어 교재처럼 생기부를 작성하는 방법만 가르쳐준다면?

자기소개서를 쓰는 방법만 가르쳐준다면?

 

그것은 뜬구름 잡는 형태가 될 것이고, 구체적인 내용을 어떻게 채워야 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밖에 없다.

 

또한 학생마다 갖고 있는 자질과 능력, 성적이 다르고 처한 상황이 다르고, 원하는 대학과 전공이 다른 상황에서 모든 경우에 통용되는 모범답안이라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그래서 학종에 대한 정보는 매우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컨설팅 형태로만 존재하게 되고, 그것은 널리 퍼지지 않고, 그런 컨설팅이 가능한 사람들은 그 능력으로 고수익을 올릴 뿐 절대 그 비밀을 풀지 않는다. 그러한 서비스를 받은 사람들도 주변에 절대 그 비밀을 풀지 않는다.

 

내 아이의 대입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주변 모든 사람이 경쟁자이며, 내가 비싼 돈을 들여 얻어낸 고급 정보를 푸는 순간 그 정보는 쓸모없어진다는 것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종은 아는 사람들은 다 알지만, 모르는 사람은 알 길이 없는 비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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